강원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웹진

생각과 마음을 잇다 생각을 잇다

[틈새] 웹진 ‘잇다’ 13호 리뷰 - 잘 익은 홍시를 위한 문화예술교육

이 혜 경/ 작가, 단오인형극단 대표,′19.10月

지금 나는 감으로 치자면 익은 감 정도에 왔을까.

아직 열매도 채 여물지 않았을 아이들에게,

앞으로 더 멋진 문화예술 수업을 들려줘야겠다 생각해본다.

지금 나는 감으로 치자면 익은 감 정도에 왔을까. 아직 열매도 채 여물지 않았을 아이들에게, 앞으로 더 멋진 문화예술 수업을 들려줘야겠다 생각해본다.

웹진 <잇다>를 만난 건 올해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강사로 일하면서부터였다. 문화예술업계에 몸담고 지내면서도 문화예술‘교육’은 다양하게 접해보지 못했던 내게 <잇다>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 주었다.
<잇다>에는 다양한 시각이 있다. 글쓰기, 그림책 만들기, 인형극 체험, 내가 사는 동네 여행해보기 등 아이들을 위한 여러 가지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반복되는 프로그램으로 스스로의 분야에만 매몰돼 최근 시야가 좁아졌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이 때 만난 <잇다>는 다양한 관점과 폭넓은 시각을 길러줬으며, 보다 나은 수업을 위한 좋은 자극이 됐다.


지난 13호는 ‘자연’이라는 하나의 큰 주제가 눈에 띄었다. 각 꼭지마다 자연환경을 다룬 글들이 있어 자연과 생태를 아이들의 문화예술 활동과 묶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생각을 잇다’ 꼭지에 등장한 ‘자연을 닮은 학교 만들기’였다. 요즘 아이들은 자연을 쉽게 접하기 힘들다. 굳이 ‘요즘’을 들먹일 것도 없다. 나 역시 도시에서 나고 자라 들꽃과 나무에 무지하다. 봄이면 시골길가 나무에 피는 작고 노란 꽃이 산수유꽃이라는 걸 안 건 서른이 넘어서였다.
강원도 아이들이라고 모두 자연 속에서 사는 것도 아니다. 강원도라고 하면 깊은 산골짜기와 우거진 녹음을 으레 떠올리지만, 도시에서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에게 자연이 소원하기는 자연친화적 이미지의 강원도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그리하여 이 고등학교 선생님은 학교에 들꽃을 옮겨 심어 학교를 화단을 들판으로 만들고 생태연못을 만들었다. 시멘트 바닥에 이끼가 껴서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허울뿐인 연못이 아니라, 흙바닥이 깔려 있고 수초와 물고기가 살아 숨 쉬는 진짜 연못 말이다.
환경교육이 중요한 건 이미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돌이킬 수 없는 환경오염의 징후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쓰레기장이 된 바다, 빙하가 녹아 설 곳을 잃는 북극곰들, 파괴되는 열대우림, 먼 예를 들지 않아도 당장 올려다본 하늘은 미세먼지로 뿌옇기만 하다.
자연환경은 잠깐 나가서 즐기고 돌아오는 것이 아니다. 우리와 함께 호흡하고 생활하는 것이다. 실제 일상생활에서 체험할 수 있는 환경교육을, 생태연못과 학교 화단의 들꽃 키우기로 실천하는 학교 선생님의 이야기는 그래서 뜻깊었다.

바퀴달린학교 <땅과 예술반> 이야기 역시 오랫동안 마음에 남았다. 아이들을 위한 문화예술 수업을 진행하면서 그림이나 인형, 팝업카드 등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사진을 찍고 잠깐 전시를 해뒀다가, 혹은 곧바로 쓰레기통으로 가버리는 그들의 현실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는 공을 들여서 쓰레기를 생산해내고 있는 게 아닌가 자괴감이 들 때가 있었는데 <땅과 예술> 수업의 땅그림과 물그림은 매우 자연친화적이라 좋았다. 굳이 집에 들고 갈 결과물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이런 수업을 통해 예술적 감각도 익히고 자연을 보는 시선도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홍시여 잊지 말게 / 너도 젊었을 때는 / 무척 떫었다는 것을.”
지난 호 고영직 문학평론가의 글에 등장한 나쓰메 소세키의 하이쿠(*일본 정형시의 일종)다. 지금 나는 감으로 치자면 익은 감 정도에 왔을까. 아직 열매도 채 여물지 않았을 아이들에게, 앞으로 더 멋진 문화예술 수업을 들려줘야겠다 생각해본다.

우리 모두, 잘 익은 홍시가 되자.

그 길에 <잇다>가 계속 함께 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