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웹진

사람과 현장이 이곳에 있다 사람이 있다

현재형 기획자이며, 미래형 예술 강사로 살아가다!

현재형 기획자이며,

미래형 예술 강사로 살아가다!

변미섭 / 학교문화예술 강사, ’19.4月

새로운 방법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어쩌면 내가 한마디로 정의 내리지 못했던

문화예술교육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로운 방법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어쩌면 내가 한마디로 정의 내리지 못했던 문화예술교육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학교문화예술 강사입니다. 그리고 또 사회문화예술 강사이기도합니다. 미술 교사 생활을 시작한 후 학교문화예술 강사로 영역을 옮겨 활동하고자 할 때까지만 해도 부푼 기대와 나만의 예술교육을 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특별한 고민이나 겁 없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늘 새롭고 즐거웠습니다. 진행했던 수업의 타이틀이 ‘만화 애니메이션’이었는데,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소개하고, 그 속에서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기법을 익혀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매우 즐거워했습니다. 강사인 저 또한 그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얻는 만족감을 현장에서 바로바로 피드백 받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왜 좋은지에 대한 의견도 좋았지만, 아이들이 저마다 ‘이 다음엔 이런 걸 하고 싶어요~’ 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말해주면, 그것을 바탕으로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이게 내 천직인가?’하고 느꼈을 정도로 만족감이 높았습니다.

지금의 나를 만들다

학교문화예술 강사로서의 생활을 7년 정도 했을 때, 저의 존재에 대한 고민을 한 적이 있습니다. 국가기록원에서는 학교문화예술교육을 ‘학생들의 일상의 삶 속에서 문화예술을 경험하고 이를 통해 창의적인 자아표현, 통합적 사고, 다양성의 이해, 타인에 대한 이해 및 소통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들이 미래사회를 위한 문화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장기적인 비전을 가진 교육’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화예술교육을 준비하는 나는 막상 국가기록원에서 정의하는 강사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되었고, 예술교육프로그램 기획에 한계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이상의 무언가를 알려주고 싶고 진정한 문화예술교육을 하고 싶은데, 학교라는 환경적 공간에서는 문화예술교육의 비중을 교육적 목표에 더 많이 할애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처음 학교문화예술 강사가 되었을 때의 설렘이 점점 사라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문화예술교육 연구 모임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을 때쯤, <강원예술강사 미니컨퍼런스 토닥토닥 ‘사이’>를 처음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강사님들을 알게 되었는데, 컨퍼런스가 끝난 후에도 몇몇 강사님들과의 모임을 지속적으로 진행하였고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수업안 교류, 분야별 융합프로그램 연구와 개발로 예전의 고민과 겁 없던, 늘 새롭기만 했던 7년 전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공통의 고민을 함께 풀어가며 융합프로그램을 만들고, 찾아가는 예술교육(예술원정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을 통하여 융합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넘어 모임이 새롭게 만들어 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학교예술강사 연구모임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모임을 통해 수업 과정을 준비하며 다시 한 번 학교문화예술 강사로서의 제자리를 찾아 다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런 모임을 지속 할 수 있었던 것은 학교예술 강사들의 고민을 이해하고 자율연구모임(COP) 지원프로그램을 마련해준 강원문화재단과의 인연 덕분이었습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 공모하여 진행하는 기회가 주어졌고, 재단과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함께 연구하며 모임을 진행하는 강사들의 교육목표는 ‘커뮤니티 기반의 미술융합교육프로그램¹⁾ 프레임’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커뮤니티 기반 미술교육은 주로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예술가와 교사, 학생 사이의 협동적 관계만이 아니라 작가(교사), 학습자, 공동체 구성원 사이의 연대와 협력이 이루어짐으로써 미술교육의 실제 무대를 광범위하게

확장할 수 있었고, 커뮤니티 기반 미술융합교육은 학교라는 공간이 가진 제약에서 벗어나 학생들끼리 커뮤니티를 형성하여 지역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었습니다.

1) 지역사회에서 다수가 공감할만한 주제를 미술 활동에 적용하고 많은 학습자의 참여를 이끌어 그들 간의 공동체 의식을 함양시켜주는 교육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서 진행하였던 미술융합프로그램은 학습자 중심의 경험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기회였습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서 문화예술교육의 목표인 예술은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유로움과 보편적으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민주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일상적 경험과 긴밀한 접점을 이룰 수 있다고 보고 ‘경험으로써의 예술’에 주목할 수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커뮤니티 기반 미술융합프로그램을 통해 가족과 친구를 시작으로 자신이 살아가는 지역사회를 이해하게 되고, 사회에서 지켜야 할 덕목을 쌓아 책임감을 기르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당장은 변화를 못 느끼지만, 우리에게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우리 나이가 되었을 때, 그다음 세대에게 똑같은 교육을 실행하고 있음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Teaching에서 Learning으로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지역으로 활동영역을 넓히면서, 기존의 가르치는(teaching) 교육에서 함께하는(Learning) 교육으로 변화하게 된 저의 교육관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교실이라는 환경이 싫어 지역으로 나왔지만 여전히 예술강사로서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나의 수업은 다른 어떤 지역의 센터 수업보다 한 수 위라는 착각을 하며 결과 중심적 수업을 지향하던 때의 일화입니다. 어느 날, 한 아이가 다니던 미술학원을 그만두었다고 하더라고요. 미술 학원비가 비싸서 고민이었는데 토요일마다 학교 미술 선생님들이 나와서 무료로 수업해 주니 학원을 그만두라고 부모님이 말씀하셨대요. 아이 본인은 원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미술 학원을 그만두게 되었다고 하는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동안 저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진정한 문화예술교육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싶어 학교를 박차고 나왔던 저는, 저도 모르는 새 재능을 기부하는 지역 내 유명 강사가 되어있었습니다. 진정한 예술교육가가 되고 싶었고, 교실이라는 틀 안에서의 교육적 지향점을 과감히 없애보겠다며 지역 예술 강사가 되기로 한 저의 처음 각오가 사라져 버림을 알게 되었습니다.
경력 2년 차였던(2014년) 이때에 저는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방향성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고, 내가 하고자 하는 교육은 무엇이고 무엇이 진정한 문화예술교육일까라는 고민에서 지역문화 예술교육의 장점을 하나하나 되새겨 보았습니다.

1. 장시간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다. (1년-1일-3시간)
2. 자신이 원해서 수업을 신청한 아이들이다. (홍보를 보고 지원함)
3. 진행하는 과정을 한눈에 지켜볼 수 있다. (언제든지 물어볼 수 있다.)

이런 장점들을 마음에 새기며, 프로그램에 들어가기 전 저는 아이들과 대화를 먼저 시도해 보았습니다. “너희들은 어떤 수업을 하고 싶니? 나는 오늘 꿈에 대한 수업을 하고 싶었는데~” 라고 이야기를 꺼내자 아이들은 저마다 직업적 꿈을 말하기도 했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가며 꿈에 대한 각양각색의 이야기를 해주기도 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문화예술교육은 명확해야 한다!”, “목표가 명확해야 아이들과의 한곳을 바라볼 수 있다!” 라고 말입니다.
명확한 목표를 바라보며 진행하는 교육 과정 속에서 저는 새로움을 하나하나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기존에 정해 놓은 일정한 양식(레시피를 따라 하는 수업)에서 벗어나 더욱 번쩍이는 아이디어로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아이들을 보며,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보니까요! 더 편하고 예쁠 것 같아요!”라며 새로운 방법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아이들의 모습(과정)을 보면서 이것이 어쩌면 내가 한마디로 정의 내리지 못했던 문화예술교육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참가자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새롭게 가지게 된 또 하나의 교육관은 바로 ‘이해하기(Understand)’입니다. ‘under(아래)’+‘stand(서다, 입장에 있다)’=‘Understand(이해하다)’ 라는 공식에서 알 수 있듯 이해한다는 것은 즉, 그들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었습니다. 강의형식(teaching)의 교육 방법에서 상호작용을 통하여 참가자들의 입장에 서는(learning) 교육 방법으로 바뀌게 되었다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해보세요~”가 아닌 “해볼까요!”로 변화면서 함께 활동하게 되었고, 비록 기대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우리는 함께 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2014.웹진/누리마을 사람들/인터뷰)

지역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함으로써 문화예술교육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되었고, 내가 하고 싶은 문화예술교육을 기획하기 보다는 참여자들이 원하는 문화예술교육으로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지금은 수업의 준비 및 실행 과정에서 나도 무언가를 발견할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 더욱 수업일이 기대되고 설레기도 합니다.

문화예술 기획자로 살아가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를 진행하는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참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참가 신청을 하러 오는 학부모들에게 기획 의도를 이해시키고 단순한 기술 습득을 위한 문화센터식 수업이 아닌 문화예술교육. 즉 우리 단체만의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미술교육을 알리는 데 더욱 집중하였으며, 이로 인해 학부모의 항의를 받지 않고 진행할 수 있도록 매개하는 역할이 기획자로서 저의 첫 임무였습니다. 수업 시간에 참여하는 학습자들에게도 활동의 주체가 되도록 인지시키며, 함께하는 예술 강사 또한 함께 활동을 하면서 일방적이 아닌 쌍방의 교육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관리하며 모니터링해주는 것이 역시 저의 업무이기도 했습니다.

기존의 예술 강사로서의 행위와 기획자로서의 행위는 결코 별개가 아닙니다. 현장의 중요성을 깨닫고 중심을 잡는 것이 기획자라면 강사는 다양한 곳으로 뻗어 나갈 수 있게 도움을 주는 매개자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둘의 관계는 하나인 듯 움직이고 함께 변화를 느껴야 합니다. 그래서 일정 기간이 지난 후 현장과 처음의 기획이 맞지 않는다면 바로 수정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강사의 역할이며, 어떠한 방법으로 변경을 할지 전체 흐름에서 다시 한 번 문화 예술 활동에 변화를 주는 것이 기획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참여 미술로 한걸음 더 나아가다

사회참여미술은 참여자가 또 다른 대상에게 본인이 경험한 예술적 경험과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사회참여미술은 많은 사람을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으로 예술 행위에 참여시켜 협력을 통한 사회적 의미를 확산시키는데 그 의의가 있습니다. 저는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인 노인과 다문화가정 여성을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기획을 준비하면서 바로 이러한 사회참여미술의 의의를 몸소 체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지역특성화사업>을 진행하게 되면서 대상자들 연령과 계층이 어르신들이나 다문화가정의 여성 중심으로 바뀌게 되었는데, 커뮤니티 기반 미술융합프로그램으로 지역사회에서 다수가 공감할만한 주제를 미술 활동에 적용해 많은 학습자의 참여를 이끌어 그들 간의 공동체 의식을 함양시켜주는 교육을 진행하였습니다.
어르신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던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을 통하여 자신의 존재의 중요성을 느낌과 동시에 다양한 문화예술체험을 하면서 삶에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다문화가정의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을 통하여 우리 사회에서 아직 변하지 않은 사회적 인식을 극복하고 더 나아가 그들이 사회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제공 하였습니다.
어르신과 다문화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문화예술교육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미술에 대한 전문적 스킬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미술이 도구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미술이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창의성, 미적 감수성, 정서 함양은 남아있기에 오히려 고정관념으로 잡혀있던 예술교육에 대한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번 웹진 ‘잇다’의 기고를 통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주변의 예술 강사나 기획자 선생님들과 함께 고민하고 나누었던 연구모임이 있었기에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예술 강사이자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는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예술강사와 기획자로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지면 좋겠고, 문화예술 기획자의 길을 걷고 계신 분들께도 다른 기획자들과의 교류를 겁내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활용하시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