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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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여가의 시공간,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강원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좌담회

진행ㆍ정리 : 민경은 / 참석 : 변미섭, 이윤희, ’18.5月

민경은 : 안녕하세요? 강원도 웹진 ‘잇다’에서 이번호 좌담회의 좌장을 맡게 된 민경은입니다. 강원 지역에서는 작년부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컨설팅을 맡고 있습니다. 오늘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사업 안에서 뵈었던 두 단체의 대표님들을 모시고 이야기 나누게 되었는데요. 강원문화예술교육웹진 ‘잇다’에서 이번 호의 큰 주제로 ‘아동·청소년’을 선정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매주 아동·청소년과 현장을 만들어 내고 계시는 두 분과 나눌 이야기를 기대하면서 왔습니다.

이윤희 : 저는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윤희입니다. 홍천 지역에 머물면서 한국미협홍천지부에서 활동하고 있고,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사업으로 ‘토(土)닥 토(土)닥 미술관’ 프로그램을 통해 2년째 아이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교육의 경험이 많지 않아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공부를 어찌 해나가야 할지 의욕만큼 고민이 많습니다.

변미섭 : 2007년부터 학교 예술강사들의 CoP인 ‘프레임예술교육디자인연구소(이하 프레임)’로 활동하고 있는 변미섭입니다. 프레임은 학교 예술강사들의 학습공동체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사회 문화예술교육도 연구·운영하고 있습니다. 학교에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갖고 있는 학습자-교수자 간의 관계, 시간적·공간적 한계를 느끼고 연구해보고자 지역사회로 학습의 장을 넓혀왔습니다. 사회 문화예술교육 안에서 다양한 관계들을 경험하면서 다시금 학교를 만나니까 우리들의 태도가 변화된 것을 느꼈습니다. 교육의 변화를 고민하는 학교 교사들과의 만남에 수용적이 되었고, 학교 교사와의 협력 수업을 운영하면서 능동적으로 학교 예술교육을 실험하게 되었습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사업은 이제 3년차입니다.

민경은 : ‘아동·청소년’이라는 큰 주제 내에서 우리가 나눌 작은 주제들을 만들어가면서 이야기 나눠볼까 합니다. 작년 강원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컨설팅을 하며 많은 단체들이 프로그램 내에서 돌출행동을 하는 아동, 청소년들 즉, 프로그램에 협력하지 않는 참여자를 만났을 때의 난감함에 대해 토로하셨었어요. 우리는 이들과 어떻게 만나야 할까요? 어떤 위치에서 만나야 할까요?

이윤희 : 홍천미술관에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를 처음 시작하면서 홍천미술관이 동네 놀이터가 되는 것을 꿈꿨지만,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할지에 집중해서 많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아이들을 이끌 생각만 했지 아이들의 생각을 독려하지 못했다는 반성적 성찰이 있었어요. 아이들과 강사가 파트너라고 생각하기 어려웠어요. 한 해를 보내고 든 생각은 토요일에 만나는 일시적인 공동체 안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파트너가 되어야한다는 점이었죠. 작년에 함께한 아이가 중학생이 된 이후에 올해는 자원봉사로 참여하겠다는 의견을 냈고, 스스로 자기 역할을 찾아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느낀 점이 많습니다.

변미섭 : 작년부터 보호관찰소를 나가고 있어요. 처음에 그곳에 나갈 때 나를 원했던 아이들을 만난다는 것이 기대가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그곳과 아이들을 많이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보호관찰소 현장은 내게는 너무 어려웠습니다. ‘저 사람이 가르치는 것을 내가 배워야하는 건가?’라는 아이들의 태도에 직면하게 되었죠. 그곳의 아이들은 무기력했고 과정으로 제시하는 것마다 부정적인 반응이었어요. 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만나서 수업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처음 2개월, 아이들은 강사들의 마음을 확인해보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속된 말로 강사들 간을 보는 거예요. 아이들 나름대로 강사를 검증하고, 그 검증에서 통과했는지 어느 순간 스스럼없이 말을 걸어오더라고요. 보호관찰소 규정 상 아이들이 거주하는 방으로 무언가를 갖고 들어갈 수가 없는데, 강사들이 허락하면 그게 가능해요. 우리와 했던 작업들을 프로그램 이후에 홀로 완성해보고 싶다는 아이들이 나타났고 작업하던 것을 가지고 가서 방에서도 작업을 계속하는 거예요. 기다리는 동안 많이 어려웠지만, 그 시간을 잘 보내고 나니 아이들이 움직인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움직이면서 점점 자신들의 욕망을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 어떤 아이는 문신을 하고 싶다며 간단한 문양을 그려보기도 했어요. ‘문신 같은 것은 하면 안 된다’는 말보다는 아이를 이해하고 그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문신의 문화와 의미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는 기회를 만들어 나갔습니다. 아이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나에게 생겨나더라고요.

이윤희 :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바깥에서 싸운 것이 학부모들에게 옮겨가 학부모의 다툼으로 번진 경우가 있었어요. 수업이 끝나고 벌어진 일에서까지 중재자로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이 되었죠. 그 사건으로 인해 나의 책임은 어디까지이고 참여자와 학습자와의 관계는 어떤 것이 좋을지 고민해보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계속 고민 중입니다.

민경은 : 문제에 대해 직면하게 되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목표에 따라 관계 맺음에 대한 행동과 실천도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어떤 목표지점을 향해 가고 있는지, 가고 싶은 곳은 어디인지 이야기 나누면 좋겠습니다.

이윤희 : 아동·청소년들이 문화예술교육을 통해서 옳고 그름에 대한 가치판단을 할 수 있는 시간과 내가 살고 있는 공동체에 대한 이해와 질서를 만들고 익히는 공간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변미섭 : 가르침이 아닌 배움으로 행위가 변화해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길을 찾아나가며 느끼고 깨닫는 것이 중요하고, 그때 나는 안내하고 피드백(feedback)하는 역할을 수행하려고 노력합니다. 보호관찰소와 보육원에 교육을 나가면서 학습자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알아가는 과정이 되도록 학습 과정을 설계하려고 애씁니다. 예술이라는 것을 통해서 자기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어서요. 이런 과정을 통해 저마다 자기 이야기가 있는 다양한 문화, 차이가 인정되는 문화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민경은 : 문화예술교육의 목표가 시민으로서의 삶을 경험하고 공동체를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두 분이 해주셨는데요. 세상을 어떻게 읽어나갈 것인지 삶을 고민하는 바탕에서 문화예술교육을 하는데 기획자, 활동가로써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변미섭 : 작년에 문화예술교육 강사들의 학습 모임을 조직했습니다. 같이 고민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만들었는데, 처음에는 서로의 생각과 프로그램을 공유하는 것을 매우 꺼려했어요. 프로그램을 아이템으로 대하는 우리들의 태도를 직시하게 되었고, 저마다 실행하고 있는 수업들 안에서 겪는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 점차 프로그램을 공유하며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습니다. 만나고 있는 아이들에 대한 문제와 수업하며 겪는 문제들에 대해 해결방안들을 서로 공유하며 느낀 점은 인간에 대한 애정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이었어요. 그리고 학습모임에 참여하는 분들은 과정과 문제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필요성을 많이 이야기 했어요. 또한 서로 동료가 되어준다는 것에 든든해하면서 학습 모임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민경은 : 변미섭 선생님 말씀처럼 우리의 현장이 세상에 대한 관심만큼 인간에 대한 애정이 기반 되어야겠습니다. 오늘 좌담회를 준비하며 아동·청소년에 관련한 선언이 있는지 찾아보았어요. 방정환 선생님의 어린이날 선언문(1923년)이 아동·청소년의 권리를 주목한 첫 시도였죠. 그러나 후속으로 아동·청소년의 인권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법례화 되진 못했어요. 우리나라에는 학생인권조례만 있고, 아동·청소년인권조례는 아직 없습니다. 그래서 일본 가와사키시의 아동·청소년인권조례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조례를 통해 아동·청소년의 인권을 살펴보고, 아동·청소년관련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자세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있을 권리>

제11조 아이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주로 다음에 제시하는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1) 개성과 다른 사람의 차이가 인정되어 인격이 존중되는 것.
(2) 자신의 생각과 신앙을 가지는 것.
(3) 비밀이 침해되지 않는 것.
(4) 자신에 관한 정보가 부당하게 수집되거나 또는 이용되지 않기.
(5) 어린이인 것을 가지고 부당한 취급을 받지 않는 것.
(6) 안심할 수 있는 곳에서 쉬고, 여가를 갖는 것.

이윤희 :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있을 권리’는 인간의 기본권과 맞닿아 있네요. 아동·청소년 뿐 아니라 강사인 나에게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정적으로 정해진 교사의 권리과 학생의 권리가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존재와 존재가 만나 서로의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을 지키고 지키는 권리>

제12조 아이는 자신을 지키거나 또는 자신이 지켜질 수 있다. 그러므로 주로 다음에 제시하는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1) 모든 권리의 침해로부터 벗어나는 것.
(2) 자신이 자라나기를 가로막는 상황에서 보호되는 것.
(3) 상황에 따른 적절한 상담의 기회를, 상담에 어울리는 분위기 속에 있는 것.
(4) 자기 장래에 영향을 미칠 것에 대해서 다른 사람이 결정할 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데 적격인 분위기 속에서 표명하고, 그 의견이 존중되는 것.
(5) 자신을 회복함에 있어서 그 회복에 적절하고 어울리는 분위기의 장이 주어지는 것.


<자신을 풍요롭게, 힘이 될 권리>

제13조 아이는, 그 성장에 따르고 자신을 풍요롭게, 힘을 받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주로 다음에 제시하는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1) 놀기.
(2) 배우는 것.
(3) 문화 예술 활동에 참가하기.
(4)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는 것.
(5) 행복을 추구하는 것.

변미섭 : 올해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보육원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성장해나가며 자신을 지키고 스스로 삶을 기획해 나가며 자신을 지킬 힘을 얻기 바랍니다. 이번 수업 목표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을 지키고, 지키는 권리’와 ‘자신을 풍요롭게, 힘이 될 권리’와 맥을 같이 한다고 봅니다.

민경은 : 요즘 아이들이 배우는 것에 대해 파업했다는 얘기를 종종 듣게 됩니다. 학교에서만이 아니라 학교 밖 교육 현장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인데요. 우리가 읽은 글에서도 나온 ‘안심할 수 있는 곳에서 쉬고, 여가를 갖는 것’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교육은 거기서부터 시작해야하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공간이 진정한 여가의 공간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지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습니다.

변미섭 : 여가를 틈, 공백으로 해석합니다. 우리에게는 멍 때리는 시간, 고독할 시간이 매우 중요하잖아요. 그래야 자기만의 생각과 말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뿐 아니라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안에서도 공백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30차시 프로그램을 빡빡하게 써야한다는 것도 그렇고 ‘멍’ 때리는 시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기 쉬워 아쉽기도 합니다. 그래서 프로그램 안에 공백과 틈, 휴식을 아이들과 강사 그리고 재단과 합의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윤희 : 교수자와 학습자 간 믿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있는 그대로, 꾸미지 않는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서로 간 신뢰를 쌓는 경험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쉽진 않겠지만 함께 만들어 볼 수 있는 일이라 여겨집니다.

민경은 : 우리 현장은 아이들을 위해 진심으로 고민하고 있고 그 고민들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자기 성찰을 통한 깨달음이 다시 현장에 반영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양한 사례들을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우리가 나눈 아동·청소년기본권이 문화예술교육 현장에 널리 공유되고 아이들의 권리가 존중되며 진심으로 소통되길 바라며 오늘의 좌담을 마치겠습니다.

▷ 민경은 : 여러가지연구소 대표, 변미섭 : 프레임예교디연구소 대표, 이윤희 : 한국미협홍천지부 사무국장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2012년 주5일 수업제와 함께 시작되었다. 이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바는 예술가들과 함께 보고 듣고 느끼면서 문화예술의 기본 소양을 쌓고, 가족과 소통하는 주말여가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다.
전국에서 아동 청소년 가족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 사업 안에서 문화예술교육의 본질과 지향만큼 우리는 ‘여가’의 의미를 중요하게 보아야 할 것이다. 여가는 라틴어로 스콜라schola, 독일말로 슐레shule, 우리말로 학교를 의미한다. 교육의 장소, 심지어 양성의 장소를 지칭하는 단어가 여가라는 뜻의 단어이다.
학교는 ‘학교’를 의미하지 않고 ‘여가’를 의미한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가 참된 여가의 시공간인가에 대한 질문과 답이 지속되어야 하지 않을까? 함께하는 아동·청소년 그리고 가족이 문화예술을 통해 세계의 변두리 속 협소함에서 벗어나 세계의 중심 속에 사로잡히는 경험을 몸소 할 수 있는 학교를 상상해본다.

[본 기사는 재단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