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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되는 게 이딨어? 우린 특별한데!

특별한 예술강사들의 OX토크!

글 / 한나리, 사진 / 김희경, ’16.8月

시각장애인 학생에게 사진을 가르치고 청각장애인 학생에게 국악을 가르치고 지적장애인 학생에게 무용을 가르친다고? 불가능할 것만 같은 기적을 이끌어가는 세 명의 설리번 선생님이 있다. 특수학교 학생들에게 예술을 가르치는 특별한 예술강사들의 OX토크!

Q. 우리 학생들은 특수하다?!

×.특수반, 특수학교라는 표현은 학생들을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구분한 것이다. 사실 장애라는 차이점 외엔 모두 똑같은 인간이고 같은 사회공동체의 구성원이다. 나는 ‘특수하다’는 표현으로 우리 학생들을 구분 짓고 싶지 않다. 국악 수업할 때 나는 늘 통합적인 수업을 추구한다.

○. 우리 학생들은 특수한 무언가가 있다. 신체적 장애가 특수하다는 게 아니라, 일반적인 비장애 학생들과는 다른 특별함이 맘속에 있다는 뜻이다. 우리 학생들 중에는 시각장애인도 지체장애인도 있는데 이들은 선명하게 초점을 맞춰서 사진 찍는 게 어려운 학생들이다. 그런데 그런 사진들에서 아이들의 마음이 느껴진다. 사물의 형태가 제대로 찍히지도 않은 사진이지만 보는 이들에게 충분히 감동을 주고 공모전에서 상을 받기도 한다.

○. 사랑이 특수하게 많은 아이들이다. 우리 학생들은 발달장애, 지적장애가 많은데 이런 학생들은 대개 맘속에 트라우마가 있고 감정적으로 예민한 편이다. 부모님과 떨어져 기숙사 생활을 하거나 부모님께도 장애가 있는 경우 더욱 사랑을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수업을 하기 전에 반드시 라포 형성이 우선돼야 한다. 즉, 가르침보다는 사랑을 주는 수업을 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다른 학생들에게 다 하이파이브를 해주고 한 명만 빼먹으면 거의 나라 잃은 표정을 보인다.

Q. 장애학생을 가르치는 건 비장애학생을 가르치는 것보다 어렵다?!

×. 오히려 더 수월하다. 특수학교 학생들은 선생님과 밀당하거나 잔머리를 굴리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학생들은 굉장히 순수하다. 하고 싶은 마음, 하기 싫은 마음, 즐거운 마음, 지겨운 마음... 그 모든 감정을 즉각적으로 표현해주기 때문에 오히려 소통이 잘 된다. 자기가 재밌으면 수업시간이 끝난 후에도 도무지 카메라를 내려놓지 않는다. 그럴 땐 질릴 때까지 맘껏 사진을 찍게 해주면 된다. 가끔 수업을 너무 하기 싫어할 때도 있다. 그럴 땐 억지로 강요하지 않고 ‘그래, 네가 하기 싫다면 하지 말자’라고 맞춰준다. 스스로 의지가 있을 땐 얼마든지 하는 아이들이란 걸 잘 아니까.

×. 어린 아이의 정서를 가진 학생들이 오히려 순간집중력도 더 좋다. 다만 인지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진도를 나가며 심화학습을 하기는 어렵다. 늘 같은 걸 반복하는데도 항상 새롭게 여기는 점은 선생님이 이해하고 잘 버텨줘야 한다. 무한반복 수업만 하다가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 것 같겠지만, 그 반복 속에서 사실 아이들은 매우 천천히 발전하고 있다. ‘쿵쿵쿵’ 장단 밖에 못 치던 아이가 3년 만에 ‘쿵따쿵’을 해내는 순간의 감동이란! 우리는 그 순간을 위해 수업하는 것이다.

×. 감정표현이 직설적이라서 피드백이 바로바로 오니까 학생들과 함께 있으면 행복하다. 다만 국악쌤 얘기처럼 같은 내용의 수업이라도 늘 처음 하는 것처럼 접근해줘야 한다. ‘지난 주에는 저걸 했으니까 이번 주에는 이걸 해보자’라는 방식으로 수업 할 수가 없다. 그런데 반복교육 속에서도 학생들의 수업 의지는 대단하다. 너무 해내고 싶은데 몸이 뜻대로 안 되면 ‘저는 이거 안 돼요! 엉엉’하고 설움이 복받쳐 울기도 한다. 어떤 학생들은 서번트 신드롬이라고, 선생님조차 기대하지 않았던 천재적 리듬감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게 바로 수업의 재미다!

Q. 나는 장애학생을 교육할 때와 비장애학생을 교육할 때의 방법이 다르다?!

×. 딱히 차이가 날만큼 다른 방법으로 수업하진 않는다. 나는 장애학생이든 비장애학생이든 시청각자료를 많이 활용하는 편이다. 시각장애학생이 있다고 하더라도 동일하게 파워포인트 자료를 수업에 쓴다. 물론 소리를 녹음하거나 좀 더 묘사하는 등 충분히 배려한다. 지적장애 학생의 경우도 ‘장애 기준’에 맞춘다기 보다는 ‘학생 수준’에 맞춘다고 생각한다.

○. 사진 수업은 카메라를 이용하기 때문에 기술적인 부분도 어느 정도 이해를 해야 한다. 이때, 비장애 학생들은 억지로라도 의무감을 가지고 수업을 받을 수 있지만, 장애학생들은 스스로 내키지 않으면 가르쳐도 머리에 입력이 안 된다. 따라서 내킬 때 맘껏 하게 해주는 데에 주력한다. 특수학생들에겐 45분이라는 수업시간이 큰 의미가 없다. 안 내키면 수업시간은 짧아지고 내키면 수업시간은 길어진다.

○. 당연히 다르다. 나는 청각장애인 학생에겐 촉각으로 음악을 가르친다. 호흡과 진동을 느끼게끔 도와주며 리듬감을 가르치는데, 특히 사물놀이는 청각장애인들에게 진동이 크게 느껴지는 장르라서 다른 장르의 음악에 비해 더 재미를 느끼고 참여할 수 있다.

Q. 장애학생을 위한 교육은 비장애학생의 수준을 따라갈 수 있게 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 절대 아니다. 솔직히 지금 특수학생들의 교육방침은 공교육 시스템에 융화시키는 게 목적이다.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이해하기 위한 교육은 왜 중점적으로 하지 않는 걸까?

×. 애초에 선생님인 우리들부터가 주입식 교육에 잘 안 맞는 스타일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학창시절에 방학 보충수업을 안 나갔다. 어머니도 터치 안 하셨고. (무용쌤: 하하! 나도 사실 0교시 안 나갔어요. 우리 어머니도 굳이 가기 싫으면 말라 하셨고요.) 예술 하는 사람들이 그런 경향이 있다. 나 스스로가 틀 안에 갇혀있는 걸 싫어하는 사람인데 우리 학생들을 비장애인의 기준에 가둬서 교육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우리 학생들이 행복할 수 있는 수업, 그게 나의 목표이고 기준이다.

×.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왜 잘까? 재미가 없으니까 자는 거다. 그럼 재미있게 해주는 게 수업의 목표다. 현재 공교육이 추구하고 있는 입시경쟁교육에 비하면 예술교육은 굉장히 진보적인 교육이고 가장 교육의 본질에 가까운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특수학생 예술교육은 비장애학생의 공교육 시스템에 따라가려는 교육이 아니라, 더 앞서가는 교육방식인 셈이다.

Q. 장애학생들에게 예술교육은 꼭 필요하다?!

○, 예술은 비언어적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언어가 있어야 사고력, 인지력이 생긴다고 생각하는데, 사람은 인지력만으로 성장하는 게 아니다. 말로 설명해서 머리로 이해하는 학습방식은 일부일 뿐이고 실제로 인간은 비언어적으로 배우는 게 더 많은 것 같다. 어떤 행동에서 무언가를 느낀다거나, 친구의 표정을 통해 배운다거나…. 특수학생 중에는 언어를 못 쓰는 학생이 많기 때문에 예술의 비언어적 교육효과는 탁월하다.

○. 지적장애인 학생들은 돌발행동을 하거나 스스로 힘조절이 안 될 때가 많다. 학생들에게 맞기도 많이 맞도 머리도 많이 뜯겨봤다. 그런데 예술과 함께 하면 폭력성이 반감되고 감정컨트롤이 용이해진다. 에너지를 다 거기에 쏟아 부었으니까. 그리고 오래 걸리지만 예술교육을 통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학생도 있다.

○. 틱장애가 있는 학생이 있었는데 셔터를 누르고 싶어도 틱 증상으로 뜻대로 되지 않자 끝내 카메라를 던지며 속상해했던 학생이 있다. 하지만 짜증내는 것도 그 순간이지 나중에 또 카메라를 잡는다. 특수학생들도 표현하고자 하는 내면의 보물들이 있다. 장애 때문에 못 할 거라고 단정 짓지 말고 그 보물을 끄집어내줘야 한다.

Q. 마지막으로 편견을 가진 비장애인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여러분에게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아요.”

편견을 버리라고 설득할 생각은 없어요. 우리도 특수학교에 수업을 해보기 전까지 특수학생들에 대한 편견이 없었던 게 아니니까요. 다만 편견은 설득으로 바뀌는 게 아니라 경험으로 바뀌어요. 우리는 ‘바꾸세요’라고 말하지 않고 그냥 ‘경험해보세요’라고 말하고 싶어요. 경험해 본 후 여러분의 생각이 변할지 어떨지는 여러분의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