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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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꾸는 꿈 '한날한꿈' 이야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함께 꿈' 컨퍼런스

한혜진, ’17.8月

틈에 대해 생각한다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당장 눈앞의 일들을 해치우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 틈이 좀 있으면 좋겠는데, 익숙하지 않은 것인지 용납되지 않은 것인지 우리는 빠르고 완벽한 것들 속에 흘러가고 있다.
빼곡한 평일 끝에 조금 더 빼곡한 주말을 보내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실무자들에게 토요일은 일주일 중 가장 틈이 허용되지 않는 날이다. 그런 실무자들에게 하루쯤은 느슨하게 쉬며 편히 이야기 할 수 있는 개교기념일을 만들어 주고자 열렸던 꿈다락 컨퍼런스 <숲에서 꾸는 꿈, 한 날 한 꿈>에 다녀왔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

춘천 시내에서 남쪽으로 40여분을 달리면 팔봉산 입구를 지나 구불구불한 홍천강변이 품고 있는 캠핑장이 나온다. 곧은 소나무들이 넓게 퍼져있고 쉴 수 있는 그늘막, 캠핑의자, 해먹들이 곳곳에 놓여있는 캠핑장의 모습은 바라만 봐도 마음 한구석이 편안해진다.
오후가 되자 강원도에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를 시행하고 있는 문화예술단체의 구성원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고 캠핑의자에 편하게 앉아 안부를 물으며 자연스레 컨퍼런스가 시작됐다.

컨퍼런스의 두 골자는 ①렛츠, 피어 컨퍼런스와 ②유유자적한 시간.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하며 느낀 키워드를 중심으로 참여자들이 소규모로 그룹 지어 이야기를 나누는 ‘렛츠, 피어 컨퍼런스’는 지역에서 예술가로 살아남는 법, 생애주기별 문화예술교육의 필요성과 방법, 문화예술교육을 한다는 것, 예술강사비 열정페이인가 적당한가, 잊혀가는 꿈&잊혀진 꿈 등 9개의 주제가 현장에서 정해져 캠핑장 내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형태로 진행됐다.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유유자적한 시간’은 적정기술을 활용한 스토브&커피 체험 프로그램인 에너지전환쌀롱, 네트워킹을 위한 명함지갑 제작 프로그램 메이커스공방, 유리병과 작은 소재로 나만의 세상을 만다는 아트뷔폐, 내 생각과 고민을 담은 책을 만드는 Human Library in 책방마실, 1:1 고민상담을 하고 즉석에서 처방전을 제조해주는 바라약국, 인생약국, 강원약국 등의 프로그램이 캠핑장 곳곳에서 열렸다.
제한된 시간도,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 프로그램도 없었다. 느릿느릿 거닐다가 마음이 이끄는 그늘막에 들어가면 그만이었다. 이마저도 피곤한 이들을 위해 편하게 앉아 담소를 나누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컨퍼런스 장소가 캠핑장인 것도, 자유로운 진행 방식도 모두 형식적인 틀에서 벗어나 신선하게 다가왔지만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건 소셜 다이닝이었다. 10명의 테이블 호스트와 함께 공통 관심사를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있으면 정성스레 만든 음식들이 차례대로 나왔다. 늘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참가자를 위해 존재하고 몸과 마을 다해야 하는 운영단체 실무자들에게는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이어온 힘, 이어갈 힘

문화예술교육이라는 공공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제공하는 과정에서 공공성이라는 명목 하에 많은 예술강사와 기획자가 자기희생과 봉사를 하고 있다.

이런 공공서비스가 잘 발현되기 위해서는 기획하고 제공하는 이들끼리 만나 교류하고 새로운 실험을 해나가야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한 날 한 꿈> 컨퍼런스는 강원도에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를 시행하고 있는 1년차부터 4년차 이상 운영단체가 모여 편하게 네트워킹하고 새로운 방식의 컨퍼런스를 경험 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다. 또 컨퍼런스 내내 지역에서 예술가로 살아간다는 것, 지역에서 예술단체를 운영한다는 존립 생존에 대한 고민이 깔려있었다.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에 대한 당위나 의미부여 또한 짚고 넘어가는 시간이 되었다. 중요한건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 꼭 캠핑장이 아니어도 고민을 나누고 교류할 수 있는 소모임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센터의 역할이자 재단의 역할일 것이다.

<한 날 한 꿈>이 특별했던 이유는 또 있다. 컨퍼런스의 구성과 진행, 장소 구성&꾸밈, 소셜 다이닝 모두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이 만들었다는 것. 동네방네 협동조합, 스톤키즈, 달무리 공방, 지브로 그리고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청년들이 머리를 맞대고 작은 부분까지 신경써서 준비한 결과 세상에 없던 컨퍼런스가 펼쳐질 수 있었다.
예술가와 예술가의 작업도 중요하지만 타 분야와의 협업 또한 중요한 시대이다. 재단과 청년들이 함께 만들었던 이 자리가 타 분야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는데 긍정적 영향이 되고 힘이 되었던 시간임이 분명하다.